3월에 공쳤는데 왜 4월이 더 힘들었나
공침 얘기를 지난 글에서 했는데, 다들 이렇게 생각하더라.
"3월에 못 벌었으면 3월이 힘든 거 아냐?"
아님. 진짜 문제는 4월임. 이게 화물기사 급여 구조를 모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, 오늘 그 구조를 그냥 다 얘기 해보겠음 ㅎ
화물기사 급여가 나오는 구조
내가 일하는 방식은 이럼.
한 달 동안 운행한 걸 정산해서,
그 급여가 다음 달 말일에서 그 다음달 초에 들어옴.
3월에 일하면 4월 말~5월 초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임.
여기까지만 들으면 "그냥 한 달 늦게 받는 거잖아" 싶을 수 있음.
근데 카드 결제일이 끼면 얘기가 달라짐.
내 카드 결제일은 매달 12~13일임. 예로 3월달 한달 동안에 쓴 카드값이 4월 12~13일에 빠져나간다는 뜻임.
급여는 아직 안 들어왔는데 카드값은 칼같이 나가는 거임. (이 타이밍이 진짜 문제임.)
숫자로 보면 이렇게 된다
| 시점 | 들어오는 돈 | 나가는 돈 |
|---|---|---|
| 4월 12~13일 | 없음 (3월 급여 아직 안 나옴) | 3월 카드값 빠져나감 |
| 4월 말~5월 초 | 3월 급여 입금 (공침이라 4분의 1) | 차 할부 500만원 + 생활비 |
| 5월 12~13일 | 아직 4월 급여 안 나옴 | 4월 카드값 빠져나감 (유류비 500 포함) |
보이지? 3월 공침 한 번이 4월, 5월까지 연달아 때리는 구조임.
한 달 구멍이 두 달을 흔드는 거임. (쓰면서도 참 가혹하다 싶었음.)

거기다 26년 4월 기름값이 터졌다
4월부터 다시 일 시작했으니까 이제 괜찮겠지, 했는데 — 아니었음.
중동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올라있는 상태에서 운행을 재개했더니,
26년 4월 유류비가 한 달에 500만원이 넘게 600가까이 나왔음.
내 연간 월평균 유류비가 354만원인데 거의 1.5배임.
3월에 못 번 돈을 메우려고 4월에 열심히 돌렸더니,
기름값이 그 수익을 먼저 먹어버린 거임. (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. 진짜 허탈했음.)
갭을 메우는 건 결국 대출이었다
현금흐름에 구멍이 생기면 두 가지 선택밖에 없음.
모아둔 비상금을 쓰거나, 없으면 대출을 받거나.
나는 후자였음. 할부 연체가 나면 신용에 흠집이 생기고,
그러면 다음 대출이 막히고, 그러면 차 운영 자체가 흔들림.
이 도미노가 무서워서 일단 막는 게 먼저였담.
플랜 A, B, C, D까지 짜면서 아내 명의 대출도 같이 알아봤음.
국가 지원 사업자 대출 같은 것도 있다고 하던데, 그때 나는 그걸 몰라서 못 썼음. (이건 다음 글에서 따로 풀겠음.)
이 구조를 미리 알았다면
화물기사 하려는 사람, 혹은 비슷한 구조로 일하는 자영업자한테 진짜 하고 싶은 말 하나.
비상금은 최소 석 달치 고정비로 잡아야 함.
한 달 공침이 두 달을 망친다는 걸 몸으로 배웠으니까.
나는 이걸 26년 3월에 배웠담.
좀 비싼 수업료였지만 ㅎ
그리고 이번 경험으로 확실하게 느낀 거 하나 — 한 가지 수입만으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거. 부업을 찾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임. 이건 다음 글에서 풀겠음. 유유
자주 묻는 질문
Q. 화물기사 급여는 왜 다음 달에 나오나요?
운행 건수를 월 단위로 정산하는 구조라 당월 급여가 익월에 지급됩니다.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다음 달 말일 전후로 입금됩니다.
Q. 공침 때 쓸 수 있는 정부 지원이 있나요?
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받을 수 있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이나 소상공인 대출 상품이 있습니다. 저는 그때 몰라서 못 썼는데,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할 예정입니다.
Q. 카드 결제일을 바꾸면 해결되지 않나요?
결제일을 급여 입금일 이후로 맞추면 어느 정도 완충이 됩니다. 다만 공침처럼 급여 자체가 확 줄면 결제일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.